요즘은 ‘국적’이라는 단어가 참 묘하게 느껴집니다. 예전엔 국적을 그저 태어난 나라, 혹은 사는 나라의 이름 정도로 생각했었죠. 또 최근에는 영주권, 시민권, 재외동포, 재외국민, 외국국적동포 등의 다양한 용어도 자주 들리는데요. 이 용어들이 대체 뭐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듣다 보면 왠지 다 비슷한 것 같은데, 정작 차이점을 설명하려면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각 용어의 정확한 뜻과 그 차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국적, 영주권, 시민권 차이
- 먼저, ‘국적’은 어떤 국가의 국민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적은 출생, 부모의 인지, 귀화, 국적 회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취득할 수 있습니다.
- 한편, ‘영주권’은 외국인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국가에서 무기한 체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한국인이 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해서 국적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인 민수는 캐나다에서 10년 이상 살면서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했을 때, 민수는 캐나다 영주권자이지만 국적은 여전히 ‘대한민국’입니다. 즉, 민수는 한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죠.
캐나다 영주권은 민수에게 캐나다에서 무기한 거주할 수 있는 권리와 캐나다 내에서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주지만, 캐나다의 시민은 아니기 때문에 캐나다의 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는 없는 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 ‘시민권’은 사실 국적과 거의 동일한 개념입니다.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와 같은 영미권 국가에서는 시민권자가 곧 그 나라의 국민으로 간주됩니다. 국적에 대한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시민권과 국적은 거의 같은 의미로 취급됩니다.
만약 위에서 예시를 든 민수가 몇 년 후에 캐나다에서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까요?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하면 민수는 국적이 ‘캐나다’로 바뀝니다. 이 말은 이제 민수가 캐나다 국민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중국적을 제한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경우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하면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제 민수는 완전히 ‘캐나다인’이되는 거죠.
재외동포, 재외국민, 외국국적동포의 차이
계속해서 이 용어들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 재외동포는 간단히 말해,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즉,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든, 외국 국적을 취득했든 상관없이 한국과 연관이 있는 해외 거주자들을 모두 통틀어 지칭할 때 사용합니다.
- 재외국민은 대한민국의 국민이지만, 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국적은 여전히 한국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가집니다.
쉽게 말해, 외국에서 살고 있지만 국적은 그대로 한국인 사람들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은 재외국민이 됩니다
- 외국국적동포는 예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던 사람이 나중에 외국 국적을 취득했거나 그 직계 자손으로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나중에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 또는 그 자녀가 바로 외국국적동포에 해당합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부모님이 한국인인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을 때 ‘외국국적동포’라고 부르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헷갈려하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재외국민은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 중에서 외국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 외국국적동포는 과거에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그 자손으로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적의 취득방식
그러면 이 국적은 어떻게 취득할 수 있을까요?
국적은 그 취득 방식에 따라 크게 ‘선천적 국적’과 ‘후천적 국적’으로 나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 「국적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습니다.
선천적 국적 취득
- 선천적 취득은 출생 시에 자동으로 국적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방법은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국적 취득 방식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혈통주의(속인주의)’와 ‘출생지주의(속지주의)’입니다.
- 혈통주의(속인주의) – 부모의 국적에 따라 자녀의 국적이 결정되는 방식입니다. 대한민국은 원칙적으로 혈통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즉, 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적자라면 그 자녀도 자동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게 됩니다.
- 출생지주의(속지주의) – 태어난 장소에 따라 국적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국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후천적 국적 취득
후천적 취득은 태어난 후에 국적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아래의 3가지가 있습니다.
- 혼인 – 외국인이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하여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 귀화 –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일정 기간 거주하며 필요한 조건을 갖춘 후 국적을 취득하는 방식입니다.
- 국적 회복 – 과거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지만, 어떤 이유로 국적을 상실했던 사람이 다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와 같이 국적 관련 다양한 용어들의 의미와 국적 취득 방법을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